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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음별 등산지도/전국유명 ㉶ 산

무주 지장산

by 강릉벽소령 2014. 5. 12.

 

전북 무주&진안  지장산 산행지도

 

 

 지장산(智藏山)

 

부남팔경 중 하나인 지장산(智藏山·773m)은 무주의 서쪽 끝자락에 친형제처럼 다정스럽게 조항산(779m)과 마주보고 수려한 자연경관과 비단결처럼 흐르는 금강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다. 구한말 때(1907)는 의병장 문태서(文泰瑞)와 신명선(申明善)이 일본군과 싸우며 구국항쟁을 하던 곳이 바로 지장산이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지장산에 석가봉이 있는데, 스님이 쓰는 굴갓처럼 생겼고, 건너편 불당산에는 불당이 있었다고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불교와 연관이 많은 산임을 알 수 있다. 지장(智藏)의 유래 또한 불교사전에지혜가 광대하여 일체 법을 다 포함하므로 지장이라 한다고 나와 있다.

반면 포천의 지장(地藏)(877m)은 한글은 같으나 지장보살을 의미한다. 남한에는 3개의 지장산이 있는데, 용담의 지장산은 금강, 포천의 지장산은 한탄강, 상주의 지장산(772m·芝庄山)은 낙동강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지장산 주변의 용담 백성은 소박하고 꾸밈이 적으며, 땅은 궁벽하나 하늘이 깊으며 바위는 기이하고 푸른 절벽이 만 겹으로 겹쳐있다고 했다. 전라감사 이서구는 용담의 맑은 물을 예찬하였다. 한국지명총람으로 고찰해본 안천면 백화리 도라실은 주위가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산에서 내려다보면 마을이 복숭아 형상이라고 했다.

쌍교봉의 산행 들머리가 되는 율치는 옛적에 밤나무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다. 삼락리는 안자의 안민락의 삼락에서 따온 이름이다. 경대(
京大)리는 지장산 밑이라서 터가 좋고, 굴치는 일명 서낭당이고개로 안자골에서 수라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다.

산줄기는 백두대간 덕유산 백암봉에서 서북으로 분기된 덕유지맥이 향적봉을 지나 두문산에서 북쪽으로 단지봉과 적상산 줄기를 보내고, 서쪽으로 달리다 봉화산에서 북으로 구리골산과 마향산을 나눈다. 그리고 서쪽의 국사봉에서 또 다시 불당산과 조항산과 작별하고, 지장산을 솟구치고 금강으로 숨어든다. 물줄기는 모두 금강에 합수되어 서해로 흘러들고, 행정구역은 무주군 부남면과 진안군 안천면과 용담면에 경계해 있다.

 

율치~쌍교봉~지장산~용담댐 코스

무자년 송년 산행부터는 그동안 미루었던 무주지역의 지리와 명소들을 답사키로 했다. 그런데 대설의 절기에 딱 맞게 올 들어 22cm의 폭설과 한파가 급습해서 호남지역의 184개 학교가 휴교하는 등 사람들의 마음과 도로까지 얼어붙어 차량운행이 힘들어서인지 회원들이 모두 불참하고 박영근 고문, 양흥식 대장, 오태순 총무, 국승욱 사장, 그리고 필자 5명만 참석했다. 그러나 기상청의 대설특보와 한파기습 예보와 달리 무주와 용담지역의 교통과 날씨는 강원도나 서해안 지역에 비해 산행하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쌍교봉 산줄기는 진안군 안천면과 무주군 부남면의 경계인 율치(전주 60km, 진안 21km 이정표) 인삼밭 옆으로 능선길이 시작되고, 반대편 산줄기는 형제봉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산행들머리를 인삼밭으로 잡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으므로 안천 방향으로 200m쯤 내려가서 화단의 전나무에 리본을 매어 놓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시내버스 200m 지점 표지판 있음
).

박영근 고문이 등산로의 잡목과 가시덤불을 제거하느라 애를 쓴다. 능선에 오르면 산새들이 반겨 맞고, 부산의 산부리, 같이하는사람들 리본이 악수를 청한다. 동쪽은 전답을 개간해서 낭떠러지고 등산로에는 잡목이 우거졌다. 북동으로 눈 쌓인 적상산, 동쪽에는 옛적에 불당이 있었다는 불당산이 눈인사를 한다
.

감나무에 남겨 놓은 몇 개의 감을 까치가 쪼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강추위로 얼어붙은 감을 어찌하랴. 해평김씨 묘소를 지나 잡목능선을 헤치면 잘록이에서 고압송전탑으로 산줄기가 이어진다. 재넘이, 불루마운틴 리본이 보인다. 6개 봉우리가 연이어지는 능선의 제1봉 고스락에 올라서면 북동으로 구왕산이 다가온다. 내림길을 가면 제2봉에 닿는다. 광주 K2, 충남대 리본이 바람에 휘날린다. 북동으로 구왕산과 국기봉, 남쪽은 안천면 상리와 중리로 하산길이 있다. 북으로 내려가면 두 개의 산봉우리가 보이고 곧이어 3봉인 정상에 닿는다(율치에서 1시간 거리
).

산줄기가 뚝 떨어지다가 완만한 능선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하얀 구름 모자와 흰 눈을 머리에 이고 멋진 광경을 연출하는 덕유연봉들이 마루금을 그리고 있다. 마치 동유럽에서 본 알프스와 티베트에서 본 히말라야의 이국적인 만년설 풍광이 연상된다. 게다가 흰 눈을 머리에 인 노간주나무들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아름답다. 남쪽으로 북숭아 형상의 지명을 가진 도라실(桃羅室) 마을이 나무 사이로 내려다보인다
.

소나무 능선을 내려서면 작은 방골재다. 남쪽 도라실, 북동쪽 시목을 잇는 고개로 북동쪽에 있는 방골 마을에서 따온 이름이다. 개 짓는 소리가 들리는 능선을 걸으면 축사와 은행나무가 많이 심어진 굴재에 닿는다. 굴재 위 양지바른 곳에서 오찬을 30분간 즐기고 고스락을 힘들게 올라서다 뒤돌아보니 여섯 개로 이루어진 쌍교봉이 한눈에 잡힌다.

 

세 번째 고개를 지나 산줄기는 서쪽으로 꺾인다. 조망이 좋지 않았지만 잎새를 떨군 나뭇가지 사이로 지장산이 보인다. U자로 돌아가는 능선에서 동쪽을 보면 쌍교봉 뒤로 적상산과 덕유연봉이 멋지게 다가온다. 2봉의 비탈길을 지나면 서쪽으로 용담댐 물이 잿빛으로 반짝이고, 동쪽으로 안방골 마을이 평화스럽게 다가온다. 골짜기마다 축사가 자리 잡고 있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박영근 고문이 투구처럼 거대한 암벽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천혜의 조망대로 정상에 무덤이 자리 잡은 암봉을 올라서더니 투구봉으로 명명했다. 쌍교봉에서 지장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에서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동쪽으로 눈부시게 하얀 눈과 구름에 휩싸인 덕유산과 남덕유까지 이어지는 덕유연봉이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남쪽은 백운산, 장안산, 그 뒤로 금원산 기백산도 춤춘다. 서쪽은 용담댐 너머로 명도봉과 명덕봉 쌍봉이 손짓한다.

곧이어 헬리포트에 닿으면 지장산의 봉우리들이 눈앞에 나란히 서있다. 1봉을 힘들게 올라서면 2봉은 밋밋한 능선 위에 살며시 솟구쳤다. 3봉 앞에 수문장처럼 서 있는 선바위를 오르면 용담 방향으로 하산로가 있다. 3봉을 우회하는 등산로 중간 지점에 네 가지를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나무가 옆으로 누어 힘겹게 삶을 살고 있다. 서쪽으로 가뭄으로 물이 부족한 용담댐과 수문이 내려다보인다.

산줄기가 부남으로 가는 안방골을 동쪽에 두고 빙 돌아가면 4봉에 닿는다. 구멍 뚫린 용굴바위가 마중 나오고 정상 못미처 동쪽 고창 마을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간이천막 넷이 자리한 치성소가 있다. 전망바위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덕유연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은 용담댐 물결이 춤춘다. 작은 돌탑 위에 지장산이라 쓰인 앙증맞은 돌과 삼각점(무주 21)이 지키는 정상에 닿는다(쌍교봉에서 점심시간 포함 2시간30분 소요).

동쪽으로 구왕봉 너머 덕유연봉이 너울너울 춤춘다. 동쪽은 지소산과 구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다음에 답사키로 하고, 북쪽으로 내려가면 진주강씨 묘소를 지나 용담댐에서 올라온 임도를 만난다. 박영근 고문과 오태순 총무는 그 임도를 따라 지장골로 하산했다가 시멘트길이 힘들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지장산에서 1시간20분 소요). 필자와 양흥식 대장, 국승욱 사장은 박 고문이 뾰족하다는 의미로 첨산으로 이름붙인 북쪽의 산으로 올랐다. 낙엽과 눈이 쌓여서 몹시 미끄러운 길을 올라서면 용담댐 수문이 코앞이다. 내림길에는 묘소가 많고 쉼터가 있는 능선을 지나 어둔 마을 옆 용담댐 전시관에 닿는다(지장산에서 1시간20분 소요).

 

산행길잡이
1코스  율치-(2.5km)→쌍교봉-방골재-굴고개-(3.8km)→697m(투구바위)-(1.8km)→지장산-첨산-어둔-(3.2km)→용담댐 휴게소 <11.3km, 5시간 소요. 점심시간 포함>

2코스  용담댐휴게소-지장골-(3.2km)→지장산-첨산-어둔-(3.2km)→용담댐 휴게소 <6km, 2시간 소요>

3코스  부남면 섬소-(1.4km)→지소산-(2.7km)→지장산-첨산-어둔-(3.2km)→용담댐 휴게소 <7.4km, 3시간 소요>

 

명소
[용담댐] 진안군 용담면, 안천면, 정천면, 주천면 일부, 상전면, 진안읍 일부 등 1 5개면을 수몰시켜 만들어진 거대한 담수호로 높이 70m, 길이 498m, 총저수용량 81,500만 톤에 이른다. 이 댐에서 금강 상류의 물을 하루 135만 톤씩 직경 3.2m 연장 21.9km의 도수터널을 통하여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만경강 상류에 공급함으로써 전주권의 생활용수 해결을 목적으로 건설되었다.

이 댐 주위로 새로 난 정천면~용담댐~본댐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호수의 경관과 어울려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여겨지며, 안천면~본댐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이에 못지않다. 10월 중순에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교통
드라이브 코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추부 나들목~30번 국도~용담(~30번 국도~율치) /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

26번 국도~안천~율치(~용담)

서울금산  강남고속터미널에서 1 8회 운행, 이후 군내버스나 택시 이용, 율치에서 하차.

대전금산  직행버스 5분 간격 운행.

진안용담  군내버스 1 6회 운행(06:10, 07:00, 10:10, 13:00, 15:30, 18:00).

용담진안  군내버스 1 5회 운행(06:50, 08:30, 11:40, 15:30, 18:10).
 

숙식 (지역번호 063)
섬바위가든(대표 강이경·433-7804) 용담댐에서 갓 잡아낸 쏘가리를 비롯한 민물고기를 이용해 조리한 쏘가리회 90,000, 매운탕 60,000(), 어죽 5,000.

송현정가든(대표 이순덕·433-0042) 용담호에서 잡은 민물고기와 토종닭요리가 일미. 쏘가리탕 60,000(), 닭도리탕 25,000, 백반 5,000.

용담댐휴게소(433-5484)에서 간단한 식사와 어둔 마을의 섬마을슈퍼(433-6848)에서 민박 가능.

 

/ ·사진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상근부회장·호남지리탐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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