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긴 오미골 오르니 저물녘 황금빛으로 물든 억새
흔하지 않은 억새 산 가운데 근래에 떠오른 곳이 경주와 포항의 경계에 있는 무장봉(?藏峰·624m)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한 지형도에 이름없는 봉우리였지만 무장사지를 품에 안고 있는 산이라고 무장산이란 이름을 붙였다. 지금은 인근 봉우리와 능선을 아우르는 동대봉산의 한 봉우리로 간주해서 '동대봉산 무장봉'이란 정상석이 서 있다.
600m대 산이 품은 10㎞ 넘는 계곡 '경탄'
무장봉 정상 아래 억새밭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예전 오리온목장이 있었던 무장봉에 오르면 서쪽으로 길게 누운 낙동정맥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
이번 무장봉 산행은 포항에서 시작해 경주로 넘어간다. 항사리마을회관 앞을 출발해 오어지~상수원보호구역 감시초소~운제산장 앞~안항사마을~사방댐~독립가옥~오미골 계곡~합수점~능선 삼거리~동대봉산 갈림길~임도 삼거리~무장봉 정상~무장사지 삼거리~공원지킴터를 지나 암곡마을 주차장에서 마무리한다. 전체 산행거리는 18㎞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6시간~6시간30분, 휴식을 포함하면 7시간30분 안팎이 걸린다.
저수지라기보다는 호수에 가까운 오어지. |
감시초소에서 안항사에 이르는 길은 상수원보호구역인 탓에 철망으로 계곡 출입을 막아두었다. 5분가량 가면 좁은 계곡이 갑자기 확 넓어지면서 안항사 마을과 논밭이 펼쳐진다. 운제산장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다리를 건넌다. 건너자마자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접어든다. 10분가량 직진하면 콘크리트 길이 끝나고 다시 계곡 반대편으로 건넌다. 아기자기한 계곡 옆 길을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잠시 뒤 한 번 더 계곡을 건너면 곧 사방댐이 나온다. 발전실 100m쯤 위에 상부댐이 있다.
능선 올라서면 포항과 경주 경계선 걸어
오미골 상류 물길 옆을 걷고 있다. |
무장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억새군락. |
정상에선 억새군락 보며 동해 조망까지
합수점을 지나면 나오는 완만한 소나무 숲길. |
정상은 제법 너른 공터로 광활한 억새밭과 동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올라온 길에서 3시 방향 임도로 내려가서 억새밭 사이를 한 바퀴 빙 돌아오면 무장봉 억새밭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한 바퀴 도는 길은 1.4㎞ 정도로 30~40분 걸린다. 이정표 삼거리에서부터는 임도로 내려간다. 500~600m 내려가면 임도가 끝나고 산길로 이어진다. 가파른 내리막을 30분 정도 내려가면 '암곡 0.7㎞' 이정표를 지나며 다시 임도가 나타난다. 곧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은 무장사지를 거쳐 무장봉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답사로는 왼쪽이다. 10분 정도면 공원지킴터를 지나고 이어 콘크리트 길을 15분가량 내려가면 버스 종점인 암곡주차장에 닿는다.
떠나기 전에
날머리 암곡동 '가을 미나리'로 유명
오어사란 이름은 원효와 혜공이 물고기를 한 마리씩 삼키고 변을 보았는데 한 마리가 살아서 헤엄치는 걸 보고 서로 자기 고기라고 한 데서 '나 오(吾)'와 '물고기 어(魚)' 자를 붙여 이름 지었다. 특히 가을이면 단풍진 오어사 풍광이 멋지지만 이번 코스는 거리가 멀어 시간이 빠듯해 오어사를 들렀다가 가기는 어려울 듯하다.
하산하는 지점인 암곡동은 경북 지역에서 청도만큼 미나리로 유명한 곳이다. 청도가 '한재 미나리'로 유명하다면 암곡은 '무장산 미나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곳 미나리는 청도 한재와 마찬가지로 모두 지하수로 키워 부드러워 익히지 않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한재에서 봄철에만 미나리를 수확하는 것과 달리 무장산 미나리는 봄과 가을 두 번 수확한다.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가 가을 수확기로 억새 구경을 마치고 내려온 뒤 미나리 삼겹살과 미나리전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도 좋을 듯하다.
교통편
보문단지 나가는 길 주말엔 셔틀버스 운행
들머리와 날머리가 멀어 승용차를 이용하기는 어렵고 대중교통도 약간 불편하다. 일단 노포동터미널에서 포항까지 간다. 10~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포항터미널을 나와 107번(일반), 500번(좌석) 시내버스를 타고 문덕 종점에서 내린다. 여기서 175번 버스를 타고 오천환승센터에서 오어사 들어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하지만 운행간격이 1시간30분~2시간으로 길어 이용하기가 불편하고 여러 번 갈아타기도 번거롭다. 문덕 종점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들머리인 항사리마을회관까지 9000원 안팎 나온다.
날머리인 암곡에서 경주 시내로 나가는 버스는 오후 4시50분과 6시50분, 8시50분(막차)에 있다. 막차는 보문단지까지만 운행한다. 경주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막차는 오후 9시50분이다. 무장봉은 경주 근방에서는 유일한 억새 산행지라 가을이면 몰려드는 차들로 암곡동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경주시가 보문단지 쪽에서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셔틀버스는 다음 달 중순까지 토·일요일에만 오전 9시~오후 4시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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