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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등산지도/♣ 국제신문 전북

완주 장군봉

by 강릉벽소령 2014. 10. 31.

 

 

 

 

 

 

 

 

전북 완주군 동상면은 첩첩산중의 산골이다. 조선시대부터 '전국 8대 오지' 중 한 곳으로 불리기도 했다. 금남정맥 줄기가 남북으로 흐르며 동쪽의 진안군과 경계를 이루는 동상면 일대에는 연석산과 운장산 장군봉 삼정봉 중수봉 운암산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산이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산들 사이에는 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깊은 계곡이 발달했다. 밤목리라는 동네는 지금까지도 '전기 없는 마을'로 남아 있기도 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교통사정마저 열악해 찾아가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요즘은 대전~통영고속도로에 이어 장수~익산 고속도로까지 개통되고 국도와 지방도까지 잇따라 개설되면서 찾아가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전북 완주 장군봉 슬랩구간을 오르고 있다. 전국 8대 오지 중 한 곳으로 통하는 완주 동상면의 첩첩산중에 솟은 암봉인 장군봉은 마치 세상을 호령하는 듯한 기세의 산이다.
조선 8대 오지로 불렸던 동상면의 여러 산들 가운데 신월리 구수리마을의 뒷산 역할을 하는 장군봉(將軍峰·738m)은 주변을 압도할 정도로 우뚝 솟은 암봉이다. 최근에는 암릉 산행을 즐기려는 산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금남정맥 종주 산꾼들에게는 일종의 통과의례 역할을 하는 당당한 주요 봉우리이기도 한 장군봉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시원한 조망만으로도 산꾼들의 혼을 빼앗을 만큼 전망이 뛰어나다. 또한 6부 능선 이상의 루트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암벽과 암릉을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산자락에 공수부대 야전훈련장이 자리 잡고 있을 정도니 그 산세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겠다. 직벽에 가까운 절벽과 경사가 심한 암벽으로 인해 올 봄에 안전시설이 구비되기 이전까지는 적지 않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로프와 쇠사슬, 바위 면에 부착한 발받침 등 안전시설이 재가설된 후에는 위험요소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암벽 산행에 서툰 초보 산꾼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장군봉에는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신비한 매력이 있다. 바로 사자바위 두꺼비바위 해골바위(일명 '용 뜯어먹은 바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기암들의 존재다. 산행 도중 이들 바위를 만나면 자연의 오묘함과 신비로움에 경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체 산행은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구수리마을 구수산장에서 출발해 다시 돌아오는 원점회귀로 진행된다. 구수산장~군부대훈련장 앞 이정표~본격 산길 이정표~높은울타리 갈림길~갈림길~슬랩 구간~전망대~연이은 로프 구간~장군봉 정상~사자바위~로프 구간(위험)~두꺼비바위~헬기장~갈림길(금남정맥 이탈)~전망대~해골바위(용 뜯어먹은 바우)~갈림길~훈련장C지역~부대막사~부대 입구~구수산장 순이다. 총거리 9.5㎞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4시간 걸린다. 휴식과 식사 시간을 더하면 5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구수리마을 입구에 주차장과 장군봉 등산안내도가 있는데 이곳에서 150m만 가면 구수산장(식당)이다. 이곳에서 비로소 우뚝 솟은 암봉인 장군봉이 눈에 들어온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정상이고 왼쪽의 조금 낮은 2개의 봉우리는 하산길에 거쳐가야 할 암봉들이다. 구수산장 앞을 지나면 '병력하차지점'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개울 옆 길로 직진해 계속 올라가면 예쁘게 지은 2층 주택 앞을 통과한다. 5분쯤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직진길을 택해 100m가량 더 가면 다시 갈림길이다. 이번에는 오른쪽 길을 택해 개울을 건넌다. 군부대훈련장 입구에 차량 통행 차단봉이 있고 오른쪽으로 '장군봉 2.65㎞'를 가리키는 등산로 이정표가 있다. 오른쪽 길을 택해 2분쯤 가면 다시 이정표 있는 갈림길. 이번에는 왼쪽 작은 개울을 건너 곧바로 능선으로 붙는다.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완주 장군봉 하산길에 만난 일명 '해골바위'.
20여 분 동안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아직까지는 전형적인 포근한 육산의 느낌이다. 작은 봉우리를 지나면 바로 공수부대 훈련시설인 듯한 '높은 울타리'가 있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정상 방향인 오른쪽을 택한다. 6월의 싱그러운 초록빛 숲이 뿜어내는 공기가 더없이 맑고 상쾌하다. 10분 뒤 갈림길. 이정표 상에 '정상 1.3㎞'를 가리키고 있는 왼쪽 오르막을 탄다. 10분쯤 오르면 로프와 쇠사슬이 설치된 첫 번째 슬랩 구간에 닿는다. '추락위험' 간판이 있는 이곳부터 정상까지 7~8개의 로프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첫 슬랩 구간은 큰 어려움 없이 오른다. 좀 더 가면 멧돼지처럼 생긴 바위를 지나 양쪽 바위틈 사이로 다시 로프를 잡고 오르는 구간이 있다. 발판도 설치돼 있지만 주의해서 오른다. 이 구간을 지나면 조망이 탁 트이는 전망대다. 운장산과 연석산 운암산 등 명산들과 들머리인 구수리마을 주변의 중수봉 삼정봉이 시원하게 드러난다. 이 전망대부터 시작되는 암릉은 거의 모든 지점이 전망대나 마찬가지다.

   
장군봉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에 만나는 절벽 로프구간.
계속되는 암릉길. 마치 흔들바위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힘껏 밀어보지만 꿈쩍도 않는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로프와 절벽이 더 자주 나타난다. 정상에 오르기 직전 마지막으로 세 차례 로프 구간을 올라야 한다. 쇠사슬이나 로프를 잡고 바위 면에 부착된 철 발판을 딛으며 오른다. 이 발판과 쇠줄은 지난 봄에 공사한 것이다. 전남 해남 두륜산의 노승봉을 오를 때 많은 도움을 받은 안전시설들과 거의 유사하다. 마지막 로프 구간을 오르면 마침내 정상. 원래 정상석은 바위 위에 세워져 있었는데 지난 봄에 파손된 탓에 원래 위치에서 약 5m 떨어진 곳에 새로 설치됐다. 대부분의 암봉이 그렇듯 장군봉 정상에서의 조망도 '끝내준다'. 북동쪽 멀리로는 그 유명한 대둔산 자락도 눈에 들어오고 남서쪽에는 모악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북쪽으로는 가야 할 능선이 펼쳐지는데 산줄기 아래로 깨알 같이 박힌 하얀 바위들이 한낮의 태양빛에 반사돼 진주처럼 반짝인다. 장군봉 정상부터는 비로소 금남정맥 줄기에 합류하게 된다. 하산은 '해골바위 2.45㎞' '운장산' 이정표를 보면서 능선길로 간다. 20m쯤 가면 왼쪽에 전망대가 있다. 운일암 반일암계곡을 낀 명도봉과 좌측의 명덕봉 우측의 복두봉까지 진안군 주천면 일대의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50m만 가면 주능선과 왼쪽으로 떨어지는 갈림길이 있는데 일단 사자바위를 보기 위해 직진한다. 30여 m만 더 가면 마치 사자가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듯한 모양의 사자바위다. 자연적으로 생겨난 바위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신기하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내리막을 타면 본격적인 하산길이다.

   
장군봉 정상에서 이어진 금남정맥 길 산행 중 만난 두꺼비바위.
그러나 순탄하지는 않다. 곧바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로프 구간이다. 상당히 주의해서 내려서야 한다. 안전시설을 확실히 확보한 후에 발 디딤판도 제대로 살펴야 하는데, 한 차례 내려서면 또다시 로프 구간이 나온다. 두 차례에 걸쳐 절벽을 통과하면 안부를 지나 두 번째 봉으로 오른다. 로프를 잡고 올라서서 뒤돌아보면 장군봉 정상의 바위가 마치 수십 개의 작은 바위를 계단식으로 쌓은 거대한 돌탑처럼 보인다. 다시 로프 구간을 통과해 내려서야 한다. 바위 틈새로 내려서는 구간이 제법 아찔하다. 이 구간만 통과하면 위험한 구간은 없다. 안부를 지나 세 번째 봉을 오르면 두꺼비가 능선을 기어가는 듯한 모양의 두꺼비바위를 만난다.

   
정상 부근에 있는 사자바위. 실제로 수사자가 하늘을 우러르는 형상이다.
이후부터는 편평한 능선길이다. 10분 후 이정표가 있는 폐헬기장을 지나고 다시 2분 뒤 724.5m의 삼각점을 통과하면 곧바로 금남정맥으로부터 이탈하는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직진하면 큰싸리재 방향으로 가는 금남정맥 길이지만 해골바위 방향인 왼쪽 능선길로 내려선다. 곳곳에서 전망대를 만나 장군봉 정상을 비롯, 지나온 길을 조망하며 20분가량 내려서면 등에 용의 비늘처럼 돋은 바위를 만난다. 이 바위가 바로 일명 해골바위다. 위에서 내려오다보면 잘 모르지만 왼쪽으로 10여 m만 더 내려서면 바위에 20여 개의 크고 작은 구멍이 뚫린 바위라는 것을 알게 된다. 좀 더 내려서면 로프 구간을 지나 5분 후 사거리다. 직진하면 헬기장을 거쳐가는 길이지만 왼쪽 계곡으로 내려선다.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서늘한 계곡이다. 5분 후 '훈련장 C지역' 표지판이 있는 암자터에 닿는다. 바로 아래에 숯가마터를 지나면서 계곡길을 따른다. 10분 후 헬기장 쪽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해 200m쯤 더 내려서면 왼쪽에 선녀탕으로 불리는 소가 있다. 이곳에서부터 공수부대 훈련캠프 막사 옆까지는 15분이면 족하다. 정문을 지나 출발지인 구수산장까지는 15분쯤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명물 '해골바위'를 주민들은 '용 뜯어먹은 바우'로 불러

완주 장군봉의 명물 중에는 일명 '해골바위'가 있다. 그런데 이 해골바위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전해져 오던 이름이 아니다. 산 아래 구수리마을 주민들은 옛날부터 이 바위를 용이 할퀴거나 뜯어먹은 흔적이 있다고 해서 '용 뜯어 먹은 바우'라고 불렀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 산행객이 늘어나면서 그 중 누군가가 구멍 뚫린 모양 때문에 '해골바위'라는 이름을 붙여 버렸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각종 등산지도나 안내판에도 해골바위로 표기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어감부터 썩 호감 가지 않는 '해골바위'라는 이름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실제로 이 바위의 측면이 구멍이 뚫려 있긴 하지만 위에서 보면 용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고 등에는 마치 용비늘과 등뼈 흔적 같은 신기한 돌출 부위가 있음을 강조한다. 원래 주민들에게는 물어보지도 않고 등산객들이 내키는 대로 붙여버린 근거 없는 작명 관행이 빚은 혼란이다.

장군봉은 그 산세의 장엄함이나 깊은 계곡 등을 고려할 때 절이나 암자가 있을 만도 하지만 산자락에 절이 없다. 주민들에 따르면 예부터 장군봉 자락에 서너 차례나 절이 들어섰지만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곧 폐사되곤 했다고 한다. 산행 후 들러볼 만한 식당으로는 구수산장을 추천한다. 매기탕과 닭도리탕 닭백숙 등이 별미다. 미리 예약하고 가면 좋다. (063)244-7807

◆ 교통편

- 대중교통 불편… 장수익산고속도로 소양TG서 내려야

대중교통을 이용해 당일 산행을 마무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은 유감스럽다. 부산에서 전주까지 간 다음 고산행 버스로 고산까지 가서 다시 동상면행 버스로 갈아탄 후 동상초등학교 앞에서 하차, 5㎞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대전통영고속도로 장수IC에서 장수익산간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소양요금소에서 내린다. 국도 26호선을 타고 진안 방향으로 좌회전해 가다 화심교차로에서 '대둔산·동상' 방향으로 좌회전, 55번 지방도를 탄다. 율치고개를 넘어 55번 도로를 계속 따르다 보면 동상면 소재지를 지나 동상저수지를 왼쪽에 끼고 달리다가 동상초등학교 밑에서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한다. 4㎞쯤 가면 장군봉 군부대훈련장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하면 구수리마을 입구 주차장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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