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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음별 등산지도/전국유명 ㉲ 산

미녀봉(합천)

by 강릉벽소령 2010. 7. 3.

 

◆ 경남 거창 합천 경계에 솟은 미녀봉(930m)은 아름다운 여인이 옆으로 누워 있는 듯 보이는 산이다.
거창읍을 지난 가조면의 들녘으로 들어선 후 88고속도로에서 남동쪽을 쳐다보면 머리칼을 늘어뜨리고반듯이 누워 있는 미녀 모양의

산을 발견하고 누구나 깜짝 놀라게 된다.황강의 지류인 가천을 향해 긴 머리를 풀어 담그고 단아한 이마, 까만 눈썹, 오똑한 콧날,

헤벌린 입이며 또렷이 선을 그은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이를 잉태한 듯한 볼록한 배 등의 모습은 여러 개의

산봉들이 이루어 낸 자연의 걸작품으로, 영락없이 발을 받쳐 든 두무산(1,038m)과 무릎 양 옆쯤을 지켜 선 오도산(1,134m) 과

비계산(1,126m)의 위용이며 멀리 병풍을 두른 의상봉(1,046m)과 장군봉(약 935m)의 능선이 아득히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산은 신성한 곳으로 숭배의 대상이 되어 왔다.
드물게 현실의 도피처로, 폐쇄된 사회에서 억압받는

성적 행위의 표출구로, 또는 아이를 낳게 해달라는 기복의 장소로도 이용되어 왔다.

특히 기원의 장소로 팔공산의 갓바위나 인왕산의 선바위가 그렇듯이 곳곳에 널려 있는 선바위와 음석 양석 등 산의 일부 바위에는

성신(性神) 숭배사상이 깃들어져 왔다. 그러나 미녀봉처럼 산 전체가 하나의 여체를 닮아 성적 호기심을 자아내는 곳은

거창의 미녀봉 뿐인 것 같다. 미녀의 은밀한 곳에서 솟아나는 양물샘, 유방 밑에서 솟는 유방샘, 목뒤에서 솟아나는 눈물샘이 있는가 하면

계곡 입구의 큰 정자나무(굴참나무)가 여자의 성기 부분을 가려준다는 것하며. 마을 이름도 양기와 음기 마을이 있다.
한마디로 미녀봉에서는 자연의 신비스러움까지 느끼는 것은 물론 조물주의 짖궂은 장난에 벌린 입을 다물 줄 모르게 된다.
미녀봉의 산행은 가조면 석강초등학교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음기마을에서 미녀의 머리로 오르는 코스는 길이 또렷하지 않다.

생초마을로 하여 미녀의 발끝으로 오르기는 길을 찾아서 가기가 어렵다.
제일 권하고 싶은 코스는 석강초등학교로 올라 생초리로 하산하는 코스다.
석강초등학교 교문 앞을 지나면 야트막한 구릉의 초원길이 시작된다.

5월 하순에는 아카시아가 만발하고 6월 초순에는 찔레꽃이 지천으로 피는 멋진 초원길이다.

석강초등학교에서 30분이면 계곡의 입구가 되는 큰 당산나무 아래 닿는다. 이곳서 양물샘까지는 7분 정도의 거리다.

양물샘은 바위틈 사이로 솟아나는 차고 맑은 물로서 깨끗하기 이를 데 없다.

물밑은 굵은 금모래가 깔려 있고 주위는 10명 정도 둘러 앉아 밥을 해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주위에는 울창한 수풀이 우거지고 찔레나무가 많아 유월 초순이면 향기로 정신을 잃을 정도다.
샘물은 얼마나 차가운지 쇠컵이 닿기만 해도 하얗게 표면에 김이 서린다.

이곳서 점심을 해먹고 수통에 물을 가득 담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양물샘에서 유방 밑의 능선까지 가는 길은 숲 사이로 구비구비 감돌면서 잘 나 있으며, 40분 거리이다.

능선에 닿으면 서쪽의 유방봉 꼭대기까지는 5분 거리이다.

아기자기한 바위길이라 두 손으로 잡고 오르는 쾌감이 오밀조밀 재미있다.
유방봉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아늑하고 평화롭다.

북쪽의 웅장한 비계산과 험준한 의상봉, 그리고 우뚝 솟은 장군봉은 미녀와 사랑을 나누었다는 봉우리다.

동쪽으로는 오도산과 두무산, 남쪽으로는 숙성산이 솟아 있어 누워 있는 미녀를 감싸고 있다.

또 미녀가 눕기에 부족함이 없는 넓은 가조들은 우리나라 대표적 분지로 알려져 있을 만큼 넓다.
미녀봉 등산의 클라이막스는 유방봉에서 미녀의 입부분까지  이어지는 굴곡 심한 10분 암릉길이다.

유방봉에서 보면 미녀의 머리로 가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나, 두 손과 발을 사용하면서 가면 바위 사이로 교묘히 길이

열려 신비함마저 감돈다.

머리 부분에는 눈썹바위, 장군이 미녀에게 선물했다는 칼 모양의 바위와 농모양의 농바위가 있으나 마을 사람들은 선바위라 부른다.
미녀봉의 머리 부분에서 내려가는 길은 남쪽의 숙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해서 함산쪽과 서쪽 음기마을로 내려가는 능선길,

이렇게 두 길이 있다. 미녀의 머리부분에서 하산을 하지 말고 오던 코스로 되돌아가 처음 올랐던 능선의 도착지점을 통과해 곧장

동쪽 능선을 타면 20분만에 893m봉에 도착한다.
이곳서 석강초등학교로 내려가는 길이 나 있다. 문제는 893m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이다.
희미하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20분만에 시야가 너무숲으로 꽉 막혀버리는 미녀봉(약 935m) 정상을 확인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이 애매하다.
정상에서 계속 능선을 나아가 10분이면 목에 닿는데, 이곳서 길이 사방으로 나 있다.

남쪽은 아주 깊은 계곡으로 이어져 20리를 내려가서야 24번 국도인 권빈재에 닿는다.
또 능선을 계속해가면 오도치를 넘어 오도산으로 오르게 되고 북쪽으로 내려서면 미녀봉의 치마자락 같은 지릉을 감돌면서

생초마을로 내려선다. 이 코스는 생초마을 오기 전 30분간 초원길이다.

석강초등학교에서 오르는 길같이 얕은 구릉에 초원이 펼쳐진 낭만적인 길이다.
힘들여 미녀봉을 등반하고 내려오는 우리의 피로를 풀기에 안성마춤이며, 오손도손 정답게 손잡고 오기 좋은 초원 길이다.
정상에서 생초마을까지 1시간20분이 소요되며 생초에서 석강초등까지 20분, 생초에서 면소재지까지 40분이 소요된다.
 

미녀봉은 이름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멀리서 보면 이제 막 멱을 감은 듯 길게 빗어넘긴 머릿결에 봉긋한 가슴(유방봉)의 형상이 실루엣처럼 드러난다.

여기다 새까만 속눈썹과 오똑한 콧날,도톰한 입술 등을 갖췄으니 영락없는 미인의 얼굴이다.
산행은 가조면 석강리 농공단지 뒤편에서 시작됐다. 300m가량의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가면 흙길이다.

호젓한 소나무 숲이 등산로 양쪽으로 펼쳐있고,20여분을 더 오르면 늙은 당산나무를 만난다.

내친 김에 휴식없이 발걸음을 잇는다. 유방샘까지 5분여거리이다.
약수 산행이라고 해서 유방샘을 아주 크고 잘 만들어 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실망이 크다.
사실 유방샘은 겉보기에 보잘 것이 없다.

하지만 가공한 흔적이 전혀 없고 바위 사이로 졸졸 흐르는 '석간수'의 맛은 여간 달콤하고 시원하지 않다.
유방샘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방봉의 젖샘이며 등·하산길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얼핏 샘이 작다는 이유로 '목도 마르지 않는데 그냥 지나가지'하고 지나쳐버리면 실수하는 셈이다.

곧 급경사가 이어져 입술을 충분히 적셔두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오르막의 경사는 45도는 족히 된다. 그리고 이 같은 급경사는 미녀봉의 이마 부위에 닿을 때까지 계속된다.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땀은 제법 흘려야 할 것이다. 절세미인을 정복하는데 이 정도의 고생은 감수해야지….
바위 끝과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힘겹게 오르니 의외로 절경이 예사롭지 않다. 저 멀리까지 펼쳐진 가조벌이 장관이다.

고속도로가 실뱀처럼 굽어지고 미녀봉의 음기·양기마을이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벌판을 둥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거창의 명산도 놓칠 수 없다. 벌판을 내려다보는 방향에서 가장 오른쪽이 비계산이다.

그리고 왼쪽으로 의상봉과 보해산,금귀산(마을사람들은 탕건처럼 생겼다고 해서 탕건봉이라고도 부른다) 등이 이어진다.

참고로 거창은 1,000m가 넘는 산이 20개 남짓 될 만큼 명산이 많다.
미녀봉의 이마 부위에 닿는 데 30분이 걸렸다. 지금부터는 능선이나 다름없어 한결 수월하다.

미녀의 눈썹과 콧날,입술,가슴 등을 차례대로 밟는(?) 느낌이 색다르다.

하지만 가까이서 본 바위는 사실 어디가 어딘지 구분하기 힘들다. 바위를 타고 내려섰다 올라가기를 반복하니 어느새 유방봉이다.

유방봉을 껴앉고 뒤로 돌면 오른쪽에서 통신탑을 머리에 얹은 오도산(1,134m)이 성큼 다가온다.

갈림길과 헬기장을 지나 둔덕처럼 생긴 솔밭 멧부리에 닿는다. 미녀봉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봉우리다.
이 지점을 잘 기억해야 한다. 미녀봉 정상을 넘어 계속 능선을 탈 생각이 아니라면 여기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정상 방향의 왼쪽으로 산행 리본이 수북이 걸려 있으나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미녀봉 정상까지는 여기서 20분거리다. 왕복 40분이다. 정상석이 있는 곳은 소나무 때문에 전망이 별로다.

따라서 150m를 더 나아가 사방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오도산과 오도치,미녀봉의 나머지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생각같아서는 능선을 따라 가조벌의 끝자락 마을까지 가고 싶지만 돌아설 수밖에 없다.

이 마을에는 버스가 하루 2편밖에 없어 산행 기점으로 돌아오기가 불편한 탓이다.

하산은 유방샘을 지나 당산나무에 다시 이를 때 왼쪽 음기마을 방면으로 내려가는 것이 권장된다.

 

88올림픽고속도로 거창나들목에서 빠져나와 24번 국도를 타고 대구 방향으로 12km 가면 봉산교 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계속 직진 압곡교를 건너면 지실 마을 입구에 이어 고갯마루 직전 왼쪽으로 휴양림 입구가 보인다
(압곡교 삼거리에서 약 3km).

입구에서 휴양림까지는 3.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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