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큰 산으로 지리산과 황매산을 끼고 있는 경남 산청(山淸)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심산유곡을 품고 있는 산의 고장이다. 지리산과 황매산을 제외하더라도 웅석봉과 왕산 필봉산 정수산 등 수많은 이름난 산들이 빼곡히 들어 찬 산청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산이 바로 둔철산(屯鐵山·지형도 상 811.7m·실제 최고 해발 823m)이다.
둔철산 정상석이 서 있는 '현 둔철산 정상(2만5000분의 1 지형도상 823봉)'에서 서쪽의 웅석봉과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고 있다. 머리 위로 가깝게 보이는 산은 정수산, 그 오른쪽 멀리는 황매산이며 왼쪽 멀리 보이는 산자락은 덕유산 능선이다. |
둔철산의 여러 매력 중 단 한 가지만 꼽으라면 역시 지리산 천왕봉과 황매산이 한눈에 펼쳐지는 장쾌한 조망미가 아닐까 싶다. 봄철 진달래와 철쭉도 아름답지만 하늘이 높고 푸른 늦가을 청명한 날 둔철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미는 가히 압권이다. 서쪽의 지리산과 북동쪽의 황매산, 북쪽 저 멀리 덕유산 능선까지 바라보노라면 신선이 따로 없을 것 같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신안면 외송리 심거마을에서 출발해 외송마을로 하산하는 비교적 평이한 코스지만 다양한 볼거리에다 계곡산행과 호쾌한 능선산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품 코스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취재팀은 이번 산행을 통해 그동안 세간에 잘못 알려졌던 둔철산의 주요 산행포인트를 수정, 보완했다는 점도 덧붙이고 싶다.
심거마을 버스정류소에서 관음정사가 있는 내심거마을까지는 15분 정도 좁은 콘크리트길을 걷는다. 내심거마을 입구에 등산안내판이 있고 그 주변에는 승용차를 6~7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산행기점이다. 내심거마을에는 수령 200년쯤 돼 보이는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서 있다. 깊은골 계곡으로 오르는 길은 느티나무를 왼쪽에 두고 직진해야 한다. 빈집 마당의 감나무에서 빨간 홍시가 금방이라도 먹음직스럽다. 200m쯤 가면 밤나무밭 정문. 출입통제 안내 간판 왼쪽으로 등산로 표시가 돼 있다. 주변에 산행 안내리본이 여럿 보인다. 밤나무단지로 들어서지 못하도록 그물이 쳐진 길을 따라 오르면 작은 갈림길. 계곡에 붙은 왼쪽 길 대신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가는 길을 따른다.
둔철산 깊은골 상류에 있는 금정폭포. 동절기인 탓에 유량은 적은 편이다. |
'빙석'에서 1분만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으로 계곡을 건넌다. 어른 키 높이의 로프가 계곡을 가로질러 설치돼 있다.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 이 로프를 잡고 건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의 뜻인 듯하다. 이제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완만한 오르막을 탄다. 집채보다 큰 바위가 비스듬히 쓰러질 듯한 모습으로 서 있는데 지나가던 산꾼들이 무너지지 말라는 뜻으로 나무를 꺾어 받쳐 놓은 모습이 앙증맞다. 5분 뒤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20m 떨어진 계곡 너머에 진짜 금정폭포가 나타난다. 높이 30m 안팎의 수직 폭포로 둔철산의 명물 중 하나지만 가뭄 탓인지 물은 거의 없고 약간의 고드름만 달려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엄청난 양의 폭포수가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그 소리는 계곡 전체에 울려 퍼진다고 알려져 있다.
둔철산 남쪽 능선을 따라 하산하고 있다. |
시루봉에 있는 기묘한 이층바위. 오른쪽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
◆ 떠나기 전에
- 지역민들은 둔철산 전체를 대성산이라 불렀다는데…
산청 둔철산(屯鐵山)은 현재의 명칭과 옛 이름이 다른 산이다.
신안면사무소 문성현 부면장의 증언에 따르면 지역 주민들은 둔철산 전체를 놓고 옛날부터 '대성산'이라고 불렀다. 그는 "지금도 연세 지긋한 이 지역 사람들은 대성산이라고 해야 안다"고 말했다. 현재 각종 산행개념도 등에서 안봉리 정취암 뒤 조그마한 봉우리(593m)를 대성산이라고 표기해 놓은 부분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증언이다. 또한 문 씨는 "둔철산과 남강(경호강)을 경계로 마주보고 있는 웅석봉의 경우도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달이 떠오르는 모습이 장관이어서 '달삐봉'으로 불려 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웅석봉으로 바뀌어 버렸다"며 지역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조차 한때 어리둥절했던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한편 산청군에서는 둔철산 정상 동쪽의 둔철마을 인근 고산부지에 총 50억 원을 들여 '둔철산 생태체험숲' 조성 사업을 하고 있다. 2011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 교통편
- 산청군 원지에서 군내버스 갈아타면 손쉽게 도착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진주 산청 경유 함양행 시외버스를 타고 산청군 원지에서 내려 군내 버스로 갈아탄다. 부산에서 새벽 5시30분부터 오후 7시40분까지 8~20분 간격 운행. 1시간50분 소요, 8800원. 원지에서 산청행 군내버스를 타고 외송리 심거마을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8시10분, 9시10분, 10시40분 등 자주 있는 편이다. 산행 후 외송마을 홍화원휴게소 앞에서는 원지로 가는 군내버스를 탄다. 오후 3시55분, 4시55분, 5시25분, 6시25분, 7시15분에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IC에서 내려 산청 방면으로 좌회전한 후 3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외송리 심거마을에 도착한다. 심거마을에서는 내심거마을 쪽으로 좁은 콘크리트 포장 도로를 타고 3분가량 들어가야 한다. 내심거마을 입구에 등산안내판과 주차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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