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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등산지도/♣ 국제신문 경남

산청 웅석봉

by 강릉벽소령 2014. 10. 31.

 

 

 

붉디붉은 유혹...단풍에 푹 빠져 해 넘어가는 줄 모를라

 

 

 

 

 

 

계절이 바뀌면서 나뭇잎들도 노란색으로, 붉은색으로 화려하게 불타오르고 있다. 이즈음이면 너나없이 단풍 좋은 산을 찾아 떠나기 마련이다. 산청 웅석봉은 국립공원처럼 이름나지도 않고 인근 지리산의 유명세에 가려 있지만 천왕봉 못지않은 조망과 더불어 단풍은 어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곳이다. 웅석봉(熊石峰·1099m) 코스는 뛰어난 조망과 더불어 시기만 잘 맞추면 절정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들머리 임도엔 키 큰 단풍나무가 줄 서 있어 단풍터널을 지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서도 단풍나무가 이어져 숨돌릴 틈 없이 단풍의 풍취에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임도를 지나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숨 가쁜 오르막을 감수해야 한다. 빼어난 조망과 단풍의 장관을 감상하려면 그만큼 품을 팔아야만 한다.

들머리 임도 지날 땐 키 큰 단풍나무 터널

   
웅석봉 정상을 지나 왕재로 향하는 길에 붉은 단풍나무를 지나고 있다. 웅석봉 산행은 들머리인 선녀탕 전후의 단풍터널을 비롯해 산행 내내 단풍나무의 붉은 자태를 즐길 수 있다.
산청 사람 가운데는 웅석봉 오르기가 천왕봉 오르기보다 어렵다는 이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산청읍에서 바라보면 웅석봉 북동사면은 마치 수직의 절벽에 가깝게 보인다. 내리에서 출발하는 십자봉 코스나 왕재 코스를 올라보면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것보다 코스 길이는 짧지만 경사는 더 가파르게 느껴진다. 그런 때문에 더 어려운 코스로 인식되는 듯하다. 물론 달뜨기 능선을 거쳐 백운계곡으로 가는 길이나 청계계곡 코스처럼 지리산 어느 코스 못지않게 길고 어려운 길도 품고 있다.

이번 웅석봉 산행은 내리마을 주차장을 출발해 지곡사~왕재 갈림길·선녀탕~임도~이정표 오거리~샘터~십자봉~웅석봉 정상~왕재~헬기장~밤머리재·대장마을 갈림길~전망대~김해김씨묘~임도를 거쳐 옛 대장마을회관에서 마친다. 전체 산행거리는 15㎞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5시간~5시간30분, 휴식을 포함하면 6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산행은 내리마을 웅석봉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주차장 끄트머리에 웅석봉 등산안내도가 있고 왼쪽으로 개울을 건너 웅석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지만 콘크리트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여기서 30분 정도는 임도를 걸어가야 한다. 하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단풍나무 터널이라 체력적인 부담 없이 천천히 감상하면서 걸어도 된다. 지곡사 앞을 지나면서 뒤를 돌아보면 멀리 황매산 정상부가 눈에 들어온다. 200m가량 위 사방댐 옆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오른쪽 오르막은 심적사 가는 길이다. 정면으로는 단풍으로 물든 웅석봉 능선이 올려다보인다. 차량 차단봉을 지나 5분 정도면 삼거리다. 오른쪽 산길은 왕재로 올라간다. 답사로는 콘크리트 임도를 계속 따라간다. 곧 다리를 건넌다. 다리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소가 선녀탕이다. 하지만 수량이 많지 않고 지난 태풍에 쓸려온 돌로 메워져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십자봉 거쳐가는 길 숨돌릴 틈 없는 급경사

   
십자봉을 지나 정상 오르기 전의 암릉길.
다리를 건너면 길이 왼쪽으로 꺾여 산 사면을 따라간다. 경사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임도를 10여 분 걸어가면 왼쪽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답사로는 직진해서 계속 간다. 200m 정도 가면 차단봉을 지나 이정표(십자봉 3.3㎞, 웅석봉 4.3㎞)가 서 있는 오거리다. 3시 방향 콘크리트 길 오른쪽에 산길이 열린다.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10분가량 오르면 나무계단이 나타나며 길이 한층 가팔라진다. 임도를 걷는 길과 달리 빠르게 고도를 높인다. 10분가량 오르면 무덤과 샘터를 지난다. 이후로도 나무계단이 이어지는데 설치한 지 오래된 듯 유실되거나 망가진 것이 많다. 능선에 올라서면서 경사가 조금 누그러진다.

고도가 600m를 넘어서자 웅석봉 정상과 밤머리재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숨을 돌리는 것도 잠깐, 다시 급경사 돌길이 나타난다. 고도가 높아지자 틈틈이 북쪽으로 조망이 열린다. 덕유산에서 기백산 금원산을 거쳐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산들이 첩첩이 둘러서 있고 서쪽으로는 천왕봉이 우뚝한 모습을 드러낸다. 로프를 매둔 오르막을 잇달아 지나면 암릉길이다. 곧 십자봉 아래 삼거리다. 왼쪽 오르막은 십자봉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이다. 이번 산행에서는 십자봉을 오르지 않고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서면 십자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7~8분 완만한 내리막을 가다가 다시 오르막으로 바뀐다. 급경사 길을 20여 분 오르면 사방이 시원하게 트인 웅석봉 정상이다. 서쪽으로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웅장한 자태를 보여준다. 남동쪽으로는 진양호와 진주 시가지, 사천 와룡산과 남해가 보이고 동쪽에서 북쪽으로는 의령 자굴산부터 합천 거창 함양의 산들이 파노라마로 이어진다.

   
지곡사 앞에서 바라본 황매산 정상부.
하산길은 밤머리재 방향 능선을 따른다. 여기서부터 세 차례 나오는 이정표 삼거리에서는 모두 밤머리재 방향을 따르면 된다. 이후로는 대장마을로 내려서기 전까지 갈림길 없이 능선을 따라간다. 중간중간 가파른 길도 있지만 대체로 완만한 길이 이어지며 서서히 고도를 낮춘다. 세 번째 삼거리에서 20분 정도 가면 산청 119 구조 표시목 8번(밤머리재 4㎞)을 지난다. 표시목 전후로 웅석봉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두 곳 있다. 여기서는 웅석봉 사면의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곧 가파른 내리막을 거쳐 왕재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선녀탕(2.0㎞) 방향 내리막길이다. 등산로는 직진이다. 능선 왼쪽 사면으로 내려섰던 길이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면 잠시 뒤 헬기장이다. 여기서 10여 분 내려가서 만나는 이정표 삼거리에서 오른쪽 '대장(4.0㎞)' 방향으로 내려선다. 길 입구는 나무가 우거져 잘 보이지 않는다. 10분 정도 가서 능선 왼쪽 사면으로 살짝 돌아내려 간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다시 능선 왼쪽으로 돌아가고 여기서 100m쯤 더 가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을 타야 한다. 이정표도 없고 직진하는 능선 길에서 90도 꺾이는 곳이라 자칫 지나치기 쉽지만 굵은 나무로 막혀 있으니 길을 따르기가 어렵지는 않다. 직진하면 길이 사라지는데 계속 내려가면 밤머리재 도로로 내려선다.

대장마을 내리막은 길 희미해 주의해야

   
왕재로 내려가기 전 바라본 웅석봉 정상 서쪽 사면.
초입은 넘어진 나무와 풀로 길이 희미하지만 곧 또렷한 길이 나타난다. 완만한 길을 10분 정도 가면 주능선에서 내려온 뒤 만나는 유일한 바위전망대다. 동서 방향으로만 조망이 열린다. 이후로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있는 곳이 많다. 전망대에서 10분 정도 가면 길을 유의해서 봐야 한다. 능선 왼쪽 사면으로 내려서야 한다. 정면은 굵은 나무들로 막혀 있다. 100m 정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길이 꺾인다. 작은 너덜을 두 군데 지나면 곧 길이 왼쪽으로 휘어지며 가파르게 내려간다. 잠시 뒤 경사가 누그러지며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난다. 10여 분이면 김해김씨 무덤 앞이다. 11시 방향 완만한 길로 접어들어 4~5분 더 가면 오른쪽으로 대장마을 방향으로 나무가 사라지고 조망이 트인다. 숲 가장자리에 여흥민씨 무덤이 있다. 길은 무덤 오른쪽으로 사면을 내려가면 된다. 곧 임도로 내려선다. 20분 정도 계속 내려가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꺾으면 곧 옛 대장마을회관이 나온다. 여기서는 택시를 부르거나 산청읍까지 걸어가야 한다.

떠나기 전에

누워있는 부처 형상 황매산 '특별한 조망'

   
같은 산이라도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가야산의 주봉인 상왕봉은 소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우두봉(牛頭峰)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온전한 소머리 형상은 서쪽의 수도산 방향에서만 보인다.

이번 웅석봉 산행에서의 황매산 조망도 마찬가지다. 내리저수지에 접한 웅석봉 주차장 한쪽에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225호인 지곡사지(智谷寺址)가 있다. 통일신라 시대 때 창건했고 고려 때는 300명이 넘게 수도했다는 절터에는 거북 머리 비석 받침대 두 개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안내문을 보면 끝 부분에 '지곡사에서 멀리 황매산을 바라보면 마치 부처님이 누워있는 형상(臥佛)을 하고 있다'고 되어 있다. 산행을 시작해 뒤를 돌아보면 바위가 많은 황매산 정상부가 사람의 얼굴 윤곽을 닮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조금만 고도를 높이면 황매산 북쪽으로 뻗은 능선이 사람의 몸 형태로 이어져 있어 정상부와 함께 '누워있는 사람'의 모양이 확연하다. 산을 올라 조망하면서 이처럼 독특한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특별한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교통편

산청읍~들머리·날머리 이동 택시가 편리

승용차를 이용하면 남해고속도로에 이어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산청IC에서 내린다. 산청읍을 거쳐 내리교를 건너면 곧 내리마을 주차장이다. 산행을 마친 뒤엔 택시를 불러 내리로 돌아가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서부터미널에서 산청까지 가야 한다. 오전 5시40분부터 30~5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산청읍에서 내리로 들어갈 때와 하산하는 대장마을에서는 택시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산청읍 개인택시 (055)973-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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